T26E4 슈퍼퍼싱에 대하여 by 척 키스

네이버 WOT 커뮤니티에서 굴라그의 글을 스크랩한 M26 퍼 神(링크 새창)를 봤기에 남깁니다.


1. 포탑 위에 속칭 김밥이라 불리는 스프링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스테빌라이저(주포안정기)라고 다들 이야기 하시는데, 사실 평형기(equilibrator)입니다. M3 90mm 포의 머즐브레이크를 포함한 총 중량이 2,450 lb(1,111.3 Kg)이고, T15E2 90mm포의 머즐브레이크를 포함한 총 충량은 3,420 lb(1,551.3 Kg)으로 970 lb(440 Kg)의 중량이 증가하게 되자 포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시제차 2대에만 장비된 것이지요. 1,000대 양산 계획을 잡았지만 전쟁 종료로 피셔사에서 25대만 생산된 T26E4는 유압식 평형기를 가진 T119 결합포가(combination gun mount)를 장비하면서 포탑 상부 평형기를 제거되게 됩니다. 애초에 스테빌라이저라고 언급한 것부터 틀렸고, 일체형 탄약과 분리장약식 탄약의 차이로 단 것도 아닌거죠.

애버딘 전차 시험장에서 촬영된 T26E1 시제 1호차를 기반으로 화력 강화를 위해 73구경장 90mm T15E1 포를 장비한 T26E1-1. 
이후 T26E4 임시 시제 1호차(The first temporary pilot T26E4) 재명명.

애버딘 전차 시험장에서 촬영된 T26E3에 T15E2를 장비한 T26E4 임시 시제 2호차(The second temporary pilot T26E4).
T26E3포탑의 특징인 일체형 장선수 햇치에 주목, T26E3 시리얼 넘버 97를 개조하여 제작.

T119 결합포가 장착으로 포탑 위 스프링식 평형기가 사라진 T26E4 양산 시제차(The T26E4 production pilot).
T26E3 시리얼 넘버 84를 개조하여 제작.


2. 유럽에서 실전 참가한 슈퍼 퍼싱의 주포는 무엇이며, 그렇다면 T26E1-1 인가 T26E4인가?

 T26E1 시제1호차를 T15E1을 장비하는 화력 강화형으로 개조했고, 이때 찍힌 것이 포탑 측면에 T26E1-1라고 표기한 슈퍼 퍼싱(첫번째 사진)이였습니다. 포탑 측면에 T26E1-1표기가 된 사진은 아직 T26E4라는 형식명칭을 부여받기 전인 1945년 1월에 찍힌 사진이지요.

 T15E1을 장비한 T26E1 시제 1호차(T26E1-1)는 애버딘 전차 시험장에서 실사격 시험을 거친 뒤 50인치(127cm)에 달하는 T33탄은 장전하기 어렵고, 탄저장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게됩니다. 결국 탄두부와 장약부 나눈 분리형 탄약을 사용하기로 결정되었고, 분리형 탄약 사용에 적합한 약실 재설계을 통해 T15E2로 재명명된 장포신 90mm포를 장비하기로 결정되죠.

 문제는 1945년 1월에 핸슨 볼드윈의 기사가 뉴욕타임즈에 실렸고, 이로인해 비난 여론이 쏟아지며 미의회의 조사까지 받게되자 2월에 T15E1을 장비하는 T26E1 시제 1호차를 T15E2로의 변경 없이 해외 배치시킵니다. 전차가 전선으로 운반되는 중인 3월에 T15E2 90mm포를 장비하는 차량에 T26E4라는 형식명칭을 부여받게 되고, 3월 중순에 제 3기갑사단에 배속됩니다. 결국 T15E1을 장비한 T26E1 시제 1호차에서 T26E4 임시 시제 1호차로 재명명된 건 배치되기 직전에야 이루어진거죠.

제 3기갑사단에서 증가장갑을 장비한 T26E4 임시 시제 1호차(상, 하).
T26E1을 개조한 차량이라는 증거인 2분할식 장전수 햇치에 주목.

월오탱에서도 2분할식 장전수 햇치로 재현해 뒀습니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유럽에서 실전참가한 슈퍼 퍼싱의 주포는 일체형 포탄을 사용하는 T15E1이였습니다. 이는 3기갑사단 정비대대에 근무했던 1)벨튼 쿠퍼옹의 데스 트랩(아마존 링크), 2)잘로가씨의 저술(아마존 링크), 3)허니컷씨의 저술(아마존 링크)에서 모두 일치하는 사항입니다. 

각각의 저술에서 언급하는 내용을 살펴보자면
1) 데스 트랩, 135p

 The tank had a new experimental 90mm T15E1 high-velocity gun, seventy calibers (the length divided by the diameter) long. The larger the caliber, the longer the barrel, which gives the propellant charge explosion more time to expand against the base of the projectile and results in a higher velocity. With new special ammunition, this gun could produce a muzzle velocity of 3,850 feet per second, some 600 feet per second greater than the 88mm KwK43 gun mounted on the German PzKw VIb King Tiger.

 슈퍼 퍼싱(직역하면 그 전차지만...)은 70구경장(길이를 지름으로 나눔)의 신규 실험형 90mm T15E1 고속포를 가졌다. 구경장이 늘어날수록 포신의 길이도 길어지며, 발사체 바닥에 대항해서 장약의 폭발이 확장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더 빠른 속도를 낸다. 신형 특수탄약을 가지고, 이 포는 3,850 피트/초(1,173.5m/s)의 포구 초속을 만들 수 있고, 이는 PzKw VIb 킹타이어거에 장비된 88mm KwK43 포보다 약 600 피트/초 (182.9m/s)더 빠르다.


2) M26/M46 퍼싱 탱크 1943-53, p21

 In mid-March additional T26 arrived in Germany, fresh from gunnery trials in the United States. This was the sole example of the so-called "Super Pershing" to see combat - an original T26E1 pilot tank which had been re-armed with a new long-barreled T15E1 90mm gun that was designed to offer performance comparable to the German 88 KwK 43 on King Tiger. The T15E1 gun could penetrate 220mm of armor at 1,000 yard at 30 degrees using the new T30E16 tungsten carbide HVAP round.

3월 중순에 미국에서 사격 시험만 한 T26이 추가로 독일에 도착했다. "슈퍼 퍼싱"이 시험삼아 전투에 참가한 유일한 사례로 T26E1 시제 전차를 기반으로 독일의 킹타이거가 장비하는 88mm KwK 43에 필적하는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 된 신형 장포신 T15E1 90mm 포로 재무장했다. T15E1 포는 신형 T30E16 탄화 텅스텐 고속철갑탄을 사용할 때 1,000 야드(914.4m) 밖의 30도 경사각 장갑을 220mm 관통할 수 있었다.


3) 퍼싱: T20계열 중(中)전차의 역사 p28

A few days before the return to Paris, the first so-called "Super Pershing" arrived form the United States. It was the result of an effort to improve the Pershing's firepower by installing the new T15E1 90mm gun in T26E1, number 1. This weapon had a much higher muzzle velocity than the standard 90mm gun M3 and was comparable in performance to the German 8.8 cm KwK 43 mounted in the King Tiger. With its new armament, the tank was redesignated as the T26E4, temporary pilot number 1, but retained its old registration number 30103292. 

파리로 돌아오기 수일전 첫번째 "슈퍼 퍼싱"이 미국에서 도착했다. 퍼싱의 화력 강화에 대한 노력에 따라 신형 T15E1 90mm포를 T26E1 1호차에 장비한 것이였다. 이는 통상의 M3 90mm 포보다 훨신 빠른 포구초속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독일의 킹타이거가 장비하는 8.8cm KwK 43와 비교할만한 성능을 가졌다. 신형 무장과 더불어 슈퍼 퍼싱은 T26E4 임시 시제 1호로 재명명되었지만 구 등록 번호인 30103292는 유지했다.

과 같습니다. 

 결국 1945년 3월 이전까지 불린 명칭인 "(T15E1을 장비한)T26E1-1"이라 불러도 맞고, "T26E4(임시 시제 1호차)"라고 불러도 맞고, 편하게 "슈퍼 퍼싱"이나 "T26E4 프로토타입"이라고 불러도 맞습니다. 워게이밍의 표기는 아마도 "T26E4(임시 시제 1호차) 슈퍼 퍼싱"이라 봐도 될 듯 하고, 모델링과 고증은 제 3기갑사단 33기갑연대 소속으로 실전참가한 차량을 기반으로 했다고 보면 되겠죠. 단 게임에서 HVAP탄 관통력은 고증이 아닙니다만...(먼산)


PS: 벨튼 쿠퍼옹은 "M26A1E2 슈퍼 퍼싱"이라 언급하시던데, 미육군의 명명법상 저렇게 되려면 M26A1을 기반으로한 두번째 시험차량에나 붙을 수 있는지라......

※추가 사항: 사진에 딸린 설명은 모두 R.P. Hunnicutt씨의 Pershing A History of the Medium tank T20 Series에 나오는 설명을 따릅니다.


참고 서적
Pershing A History of the Medium tank T20 Series; R.P. Hunnicutt; Presidio Press; 1999; ISBN: 0891416935
M26/M46 Pershing Tank 1943-53; Steven Zaloga; Osprey Publishing; 2000; ISBN: 1841762024
Armored Victory 1945; Steven Zaloga; Stackpole Books; 2012; ISBN: 9780811707718
Death Traps; Belton Y. Cooper; Presidio Press 2003; ISBN: 0891418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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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KittyHawk 2014/09/07 10:57 #

    간단히 알기로는 냉전 초기 미 육군이 소련군의 중전차들을 경계했었다고 하니 가장 빠른 대응책 중 하나가 기존 퍼싱들을 자잘한 문제점들을 수정한 양산형 슈퍼 퍼싱들로 개조하면 필요한 시간을 벌었을텐데 이 안은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궁금해지더군요. 킹타이거의 71구경장 88탑재엔 IS시리즈들을 어렵지 않게 파괴하자는 목적도 있었을테니 슈퍼 퍼싱도 그 용도로 여기는게 합당했을 수도 있을텐데 말이지요.
  • 척 키스 2014/09/07 14:49 #

    미군이 상대해야 할 중(重)전차는 45년 9월 전승행진에 등장한 IS-3이였고, 분리장약식 탄을 운용하는 T15E2는 장전하기 뭤 같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로 45년 6월에 약협 길이는 줄이고 지름은 늘려서 8.8cm KwK 43급 성능을 내는 T54 90mm 포를 장비하는 M26E1 개발을 시작합니다. 게다가 미군의 마지막 중(重)전차인 M103의 시조가 되는 T43 중(重)전차 개발은 48년 12월에 시작됬습니다.
  • 쿠루니르 2014/09/14 16:35 #

    와 슈퍼퍼싱을 1천여대 양산하려는 미국이 더욱 무섭네요. 그나저나 실제 HVAP탄 관통력은 어떻게 되나요?
  • 척 키스 2014/09/14 20:01 #

    "75mm포를 회전포탑에 넣고 쓸 중(中)전차를 만들건데, 대략 미군 소요만 20,000대는 필요하지 않나?" 하는 나라인지라...

    T15E2 사격시 HVAP탄(T44)의 관통력은 30도 균질압연강판 대비 500야드(457.2m) 244mm, 1,000야드 (914.4m) 221mm, 1,500야드 (1371.6m) 196mm, 2,000야드 (1828.8m) 173mm 수준으로 워게이밍의 게임 내 주포 스팩은 0도 균질압연강판 대비 100m 기준 평균 258mm(194~323mm) 관통인지라 평균 관통력이 300mm에 가깝게 나와야 되는 것을 너프한 것으로 보입니다.

    30도 균질압연강판에 대한 관통력이 100%라고 할 때 0도 균질압연강판에 대한 관통력은 120%수준으로 감안하고 추정을 해보자면,
    0도 균질압연강판 대비 500야드(457.2m) 292.8mm, 1,000야드 (914.4m) 265.2mm, 1,500야드 (1371.6m) 235.2mm, 2,000야드 (1828.8m) 207.6mm수준으로 추정됩니다.
  • 피쉬 2015/02/26 07:50 #

    월탱에서 8,8cm 71구경장은 철갑탄 평관 203mm더군요 슈퍼퍼싱은 170mm 던가..
  • 척 키스 2015/02/26 16:43 #

    월탱에선 그렇죠.
  • 알파캣 2018/02/26 23:35 #

    자료를 검색하다 영문 커뮤니티에서 흥미로운 글을 본 적이 있는데
    타이거와 퍼싱(혹은 판터와 퍼싱)의 장갑을 비교할 때
    "단순히 수치상으론 퍼싱의 장갑이 더 두꺼워도, 주조 장갑과 표면 경화 장갑(혹은 균질 압연 장갑)의 차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독일쪽이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방어력을 보인다."라는 주장이 있더라구요.

    전문가로써 키스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_+
  • 척 키스 2018/02/27 15:07 #

    Q: "단순히 수치상으론 퍼싱의 장갑이 더 두꺼워도, 주조 장갑과 표면 경화 장갑(혹은 균질 압연 장갑)의 차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독일쪽이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방어력을 보인다."
    A: "일반적으로 장갑판의 경도가 장갑방어력에 직결되지만 독일군의 장갑경도는 과도했다. 고경도 장갑판은 저연성을 가질수 밖에 없고 이는 충격에 의해 장갑재가 깨져나가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뜨임공정을 거쳐서 15~20 BHN 만 경도를 낮췄더라도 더 나은 방어력을 보여주었을 것이다."

    근거는 하단 링크의 게시물과 답글에서 언급되니 참고하시길 빕니다.(뭐 해당 질문에 대한 대략적인 답 정도는 되겠네요.)
    http://deepstrike.egloos.com/3505935
    http://deepstrike.egloos.com/3505935#4493860.03

    PS: 전 그냥 취미로 하는 사람일 뿐이죠. 전문가는 못 됩니다.(굽신굽신)
  • 알파캣 2018/02/27 17:38 #

    감사해요. 그렇다면 독일의 중전차에 쓰인 장갑들은 현대 전차에 쓰이는 RHA처럼 훌륭한 방어력을 보여주었다기엔 무리가 있겠네요.
  • 2018/02/27 21:3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알파캣 2018/03/01 09:31 #

    아뇨 논쟁은 아니에요 ㅋㅋ 그냥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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