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d GAA 엔진이야기 by 척 키스

 1차세계대전기간 동안 리버티 L-12 엔진을 생산해서 재미를 본 헨리 포드가 '또 전쟁이 난다면 항공기용 엔진으로 재미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멀린 엔진을 면허생산 하려 했지만 패커드사가 39년에 라이센스 생산권을 따갔고, 이에 열받은 헨리 포드는 "멀린엔진을 압도할 동일한 크기의 DOHC 12기통 엔진을 만들어버리겠다!!!" 라는 생각으로 개발을 지시합니다.

 1939년부터 포드 자동차 회사는 뱅크각 60도, 12기통, 배기량 1650 in^3(=24.04 L) 액냉식 항공기 엔진을 개발을 시작하고 1940년 11월 2기통 시제엔진이 제작 완료되어 테스트에 들어가 3개월 동안 최대성능을 이끌어내기 위해 연소실 설계변경, 베어링 소재변경 등의 작업을 거쳐 2기통 115마력에서 150마력까지 끌어올린 시제품이 완성됩니다. 이에 따라 본격적으로 1941년 8월부터 12기통 엔진을 시험대에 올려 시험가동 할 예정이였지요.

Flight and The Aircraft Engineer Magazine 1941년 8월 21일자에 실린 기사

 하지만 신규설비투자가 필요하고 개발이 완료 된 것도 아닌지라 육군항공대에서는 별 반응이 없었고, 신규 전차용 엔진을 찾던 병기개발국에서 연락이 들어옵니다. 2기통 시제엔진의 가능성에 주목한 병기개발국은 포드사에 R-975 성형엔진을 대체할 30톤급 전차(M4 셔먼)용 엔진으로 개발을 제안하고, 포드사의 개발진은 12기통에서 8기통으로 변경하여 엔진 길이를 줄이고, 전차에 탑재 가능하도록 세부를 개선한 설계를 41년 9월에 병기개발국에 제출하여 42년 1월에 시제품을 내놓습니다. 

Ford GAA엔진

 같은 달 병기개발국은 셔먼 탱크의 엔진으로 이 신형엔진을 사용할 것을 결정했고, 3대의 시제차량을 42년 6월에 완성해 제너럴 모터스 성능 시험장에서 시험하여 세부 개선사항과 추가 시험을 계획하게 됩니다. 42년 11월 17대의 전차를 대상으로한 기갑국의 24시간 연속 가동시험을 만족시켰고, 동시에 에버딘 전차시험장에서 병기개발국이 주도 하에 크라이슬러사 A-57, 제너럴 모터스 6046 엔진과 내구성 비교평가를 받게 됩니다. 최초 시험 결과 엔진 수명 면에서 불만족스러웠지만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결함을 수정하고 43년 6월 에버딘 전차시험장에서 중형전차 엔진으로 선정됩니다.

 중형전차 엔진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종료되었던 12기통 엔진은 44년말 최대 740마력 2800rpm인 T29 중(重)전차용 엔진(Ford GAC)으로 다시 개발되게 됩니다만 최대 810마력 2800rpm을 자랑하는 AV-1790-3 엔진의 등장으로 원래 목표였던 항공기용 엔진으로서도 나중에 목표했던 중전차용 엔진으로도 정식 채용되지 못 합니다.


Ps: Ford GAA엔진 기본구조를 바탕으로 GAN, GAF 엔진이 만들어져서(기계식 클러치 유무, 캬뷰레터가 바뀐 정도) 이 세가지 엔진이 쓰인 차량 수와 종류가 꽤 많긴합니다. M4A3(VVSS & HVSS / 75 & 76), M7B2, M10A1, M36, M74, M4A3E2, T20, T22, T23, T25, T26, M26, M45


참고자료: The Ordnance Department: Planning Munitions for War; McLaughlin Green 외 2명; Center of Military History United States Army; 1990; ASIN: B0006AUEK0
Firepower: A History of the American Heavy Tank; R. P. Hunnicutt; Presidio; 1988; ISBN:0891413049


덧글

  • 존다리안 2013/11/16 20:34 #

    셔먼 M4A3의 주된 엔진이지요. 740마력 제대로 채용됐으면 진짜 미국판 판터가 나올 뻔했습니다.
    (M-26이 그 점이 아쉽더군요. 여전히 포드 GAA....)
  • 포크의 헉헉 2013/11/16 21:24 #

    머 아무튼 일련의 연구들은 AVDS-1790 이라는 명품을 만들어내죠. 이 엔진이 연비가 극악이기는 했지만 이 당시에는 이정도 성능을 보여주는 엔진은 없다고 봐도 됩니다.
  • 존다리안 2013/11/16 21:59 #

    AVDS 계열에서 MBT-70에 채용된 엔진도 괴물딱지인 걸로 압니다. 당대에는 거의 오버테크놀로지였다는군요.
  • 척 키스 2013/11/17 16:49 #

    존다리안// 일단 GAC엔진이 실린더 4개 추가되는(대략 GAA 엔진의 150%) 길이가 필요할테니 차체가 길어지던가 토크컨버터 포기하고, 디바인 기어도 재설계해야 M26에 구겨 넣을테죠. (먼산)
    포드 GAA 엔진의 개량이고, 정비메뉴얼을 공유 할 정도로 공통성이 높긴하지만 M26은 토크컨버터 사용을 염두에 둔 포드 GAF 엔진인지라 조금 다릅니다.(:::)

    포크의 헉헉// AV-1790 → AVDS-1790 테크크리 타고 M88A2 엔진으로 아직까지 살아있다는걸 생각하면 명품이라기 보단 사골이란 생각이 듭니다. 뭐 명품이니까 사골 끓였다라고 봐야 할려나요.
    .
  • 쿠루니르 2013/11/17 00:16 #

    월탱 때문에 익숙한 엔진입니다, 슈퍼퍼싱에도 저게 달렸다면 제가 지금 속도 때문에 고통 받고 있지 않을텐데 아쉽습니다 ㅋㅋ
  • 척 키스 2013/11/17 16:12 #

    위에 존다리안님에게 단 답글에도 적었지만 퍼싱에 포드 GAC 엔진을 장비하는 건 좀 무리로 보입니다.
    오히려 AV-1790 엔진에 CD-850 트랜스미션이라면(M46, M47, M48, M103으로 사골을 끓인)이라면 약간의 개조를 통해서 장비하는 건 가능하겠지만,
    슈퍼퍼싱에 그런 개조 안 했잖아요. 아마 안 될꺼에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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