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니컷 영감님의 Sherman a history of the American Medium Tank에서 대부분의 내용을 따온 글입니다. 워낙 발번역이라 책이 있으신 분은 그냥 책을 보시는게 낫습니다. : )
셔먼에 90mm 주포를 달기위한 제안은 1942년부터 병기국에 의해 시작됩니다. 90mm포 탑재 대전차자주포(링크, 새창)에서 언급했던 것과는 별도로 셔먼 포탑에 90mm포를 설치해서 써보자는 생각이였죠. 병기국 산하 탄도연구소(BRL: Ballistics Research Laboratory)는 42년 10월 31일에 셔먼포탑에 90mm포 설치는 가능하지만 1)90mm 대공포 포신 외부에 장비되어있던 반동흡수장치를 재설계 해야 하고, 2)90mm 포탄은 셔먼 포탑(75mm 포탑) 안에서 다루기엔 너무 길다 라고 보고합니다.
반동흠수장치 재설개 문제는 애초에 대공포였던 90mm M1을 전차에 달려고 하니 생긴 문제였죠. T53, T53E1, T53E3(90mm M1)를 거쳐 M10에 90mm T7포를 얹으면서 해결한 된 일(대전차자주포에서 격었던 일)이니 세삼스러울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대전차자주포에서 문제시되지 않은 '90mm 포탄을 사용하기에 셔먼의 포탑이 협소하다.'라는 문제는 과연 얼마나 포탄이 길어지기에 보고서에 언급되었을까요?
75mm 포탄인 M61 APC탄 전체길이가 26.29인치(668mm), 90mm 포탄인 M82 APC탄 전체길이가 38.24인치(971mm)입니다. 90mm 포탄이 기존에 사용하더 75mm 포탄보다 303mm가 깁니다. 단순히 길이만 가지고는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분들은 아래 사진을 봐주세요.

주축국(좌 88 X 822R까지)과 연합군(우 47 X 376부터) 포탄 비교

8.8 cm. PzGr. 39(상) 8.8 cm. Sprgr. Patr. L/4.5(중), M71 HE 90mm(하)
75mm와 90mm 포탄의 직접 비교 사진은 없습니다만, 위에 두가지 사진을 비교해보면 90mm 포탄 크기가 대략 88 X 571R(88mm 대공포, Tiger전차용 HE탄 8.8 cm. Sprgr. Patr. L/4.5)크기와 비슷하단 걸 확인가능하실겁니다. 75mm 포탄은 75 X 350R(M61 APC탄)입니다. 대략 저만큼 사용할 탄약 크기가 커진다는 이야기죠. 75mm포에서 17파운드포(76 X 583R,17pdr APDS탄) 정도로 늘어나는 정도라면 어떻게든 달았을겁니다. 실제로 영국군은 75mm 포탑을 개조해서 17파운드포를 사용하는 파이어플라이를 사용하기도 했죠. 포탑 설계를 넉넉하게했다면 90mm 포탄도 무리없이 운용하겠습니다만... 75mm포용 포탑에 그런건 없습니다.

M4A4 75mm 단면도

포탑후면을 잘라낸 75mm용 포탑
위에 사진을 봐도 감이 안 오신다면... 하단 링크에서 360도 파노라마로 75mm 포탑을 즐겨보세요. : )
탄도연구소는 두가지 대안을 제시하는데, 1) 탄속과 장갑관통력을 줄어들겠지만 기존 90mm 포탄의 탄피길이 줄여 약실 압력축소시키는 방법. 2) 기존 3인치 포의 약실압력올려 15파운드 탄체를 포구탄속 3,000 ft/s 이상으로 날려보내서 장갑관통력을 기존 90mm 포탄 수준으로 올리는 방법이였죠. 1) 90mm 약장탄 쓰던가, 2) 17파운드 포처럼 3인치 강장탄 써야겠습니다라는 이야기입니다만... 다들 아시다시피 실제 채용되는 결과물은 없이 종료됩니다.
다시 1년 뒤인 1943년 가을, 기갑국(Armored Board)에서는 90mm포 탑재 셔먼을 요구합니다. 44년 6월에 개시될 유럽 진공(노르망디 상륙작전) 때까지 적절한 수량을 확보 할 수 있는 전차는 개발 중인 T20 시리즈나 T26이 아니라 M4셔먼 밖에 없다라는 인식 때문이였죠. 그래서 기갑국은 병기국에 M4A3 1,000대에 90mm 주포를 달아보자는 의뢰를 하지만 병기국은 90mm 포를 셔먼에 달아서 과적상태로 만드느니 신규 개발중인 T20 시리즈에 90mm포를 단 초도양산분을 투입하는게 옳다고 반대합니다. 하지만 이 논란을 종결지은 건 지상군사령부(AGF: Army Ground Forces)였죠. 지상군사령부는 한술 더 떠서 "적 전차 격멸은 포병과 대전차자주포가 담당한다. 전차가 90mm포 같이 강력한 무장을 장비하면 전차의 대전차전투가 조장 될 것이고, 그리하여 전차가 자신의 역활보다 무장의 부당한 활용을 하는 기동부대 역활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못 박으며 셔먼에 90mm포를 장비할 계획을 기각시킵니다.

퍼싱포탑을 탑재한 M4A3
결국 노르망디에서 판터쇼크가 터진 이후 44년 7월 미육군 유럽사령부 기갑차량 및 무기 부서장이던 홀리 준장(Joseph A.Holly)이 90mm포를 가진 강력한 전차와 대전차자주포가 더 신속히 생산되어 유럽에 보내지기를 바라는 아이젠아워 대장의 명령에 따라 미국으로 복귀하게 됩니다. 홀리 준장은 디트로이트 병기고에서 90mm M3주포를 장비한 셔먼을 보게되고, 이는 퍼싱포탑을 M4에 탑재한 차량이였죠.
이게 가능했던 건 셔먼과 퍼싱, 둘 다 69인치 터렛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였죠. 퍼싱포탑을 장비한 셔먼은 탄약고 개수와 포탑 결합부와 차체 사이에 몇몇 부속 변경이 있었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대안이였습니다. 주포고정장치는 기존의 셔먼(75, 76, 105mm)과 같이 차체전면에 장비 될 것이고, 시험차량(상단 사진)은 수직현가장치(VVSS)와 16-9/16인치 궤도를 장비하고 있었지만 양산이 된다면 접지압의 감소가 가능한 신형 수평현가장치(HVSS) 23인치 궤도를 장비할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비록 퍼싱포탑 셔먼이 화력증강의 문제의 좋은 해결책으로 보였지만 약 6개월 후인 1945년 1월에나 전달이 가능해질 것이란 보고를 받게됩니다. 그동안 T26E1 퍼싱은 10월에 10대, 11월에 30대, 12월에 50대, 45년 1월에 125대 생산, 2월에 200대 생산이 이루질 계획이 잡혀있었습니다. 결국 홀리는 90mm포 탑재 셔먼 계획은 포기하고, 퍼싱 생산에 모든 노력을 솓아부을 것을 결정합니다.

허니컷씨가 예상한 퍼싱포탑 셔먼: M4A3E8 차체에 퍼싱포탑장비
셔먼에 퍼싱 포탑을 다는 방안은 45년 초에 다시 제기되는데, M4A3E2 점보셔먼의 현가장치 개수(VVSS → HVSS)와 76mm포 탑재 제안이 나온 이후, 아예 76mm포 대신 M26 퍼싱 포탑을 달아버리자는 요구가 들어옵니다. 점보셔먼에 퍼싱포탑을 다는 방안은 퍼싱이 생산궤도에 올라선데다가 후에 T26E5로 명명되는 최대 11인치의 전면장갑을 자랑하는 신형 강습전차(Assault tank)인 개발로 대체됩니다. 결국 셔먼에 퍼싱포탑을 달고 90mm포를 쏘는 일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만 잭슨의 90mm포탑을 달고 대전차자주포로서 유럽에 보내집니다. 42년부터 제안과 기각이 반복되던 90mm 포 장비 셔먼은 M36B1 잭슨을 통해서 현실화 된것이죠.


1945년 3월 30일 랑겐센볼드 부근에서 26보병사단 병사들 앞을 지나가는 11기갑사단 소속 M36B1
PS: 90mm탄과 75mm탄 비교사진은 구하질 못해서 부득이하게 포탄 비교사진 두장을 올립니다.
PS2: 홀리 준장의 직위명인 Chief of ETOUSA's Armored Fighting Vehicles and Weapons Section을 기갑차량 및 무기 부서장으로 기술하였습니다.
PS3: 43년 가을 지상군사령부의 입장표명이 90mm GMC M36 잭슨의 개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겠죠. 전차에 90mm 다는건 안 되지만 적 중전차도 잡아야하는 90mm 대전차자주포는 반대할 근거가 없어졌으니까요. 상황을 희화화해서 이야기하자면
데버스: 유럽진공 때 90mm 주포를 단 전차가 필요하다능!! T20시리즈론 물량확보 안 될테니까 병기국에서 셔먼에 90mm 달아달라능!! (;ㅁ;)
반즈: 그거 무리... 차라리 T20시리즈 초도생산형을 보낼수 있을듯여 ('ㅅ')
맥네어: 데버스 너님 미육군 기갑교리는 국말아 드셨나효? 90mm포 탑재 전차 다 족구하라그래!!! ('^')
반즈: 맥네어 너님 말 잘했음! 대전차자주포는 적전차 때려잡아야 하니까 90mm 달아도 되지여? (+_+)
맥네어: 뭐... 헬캣 백업 플랜으로 써먹어보지. (=_=)
PS4: PS3는 농담입니다만 다큐댓글 달아주셔도 됩니다.
Sherman a history of the American Medium Tank; Presidio Press
The Ordnance Department: On Beachhead & Battlefront; Center of Military History United States Army
TM 9-1901 Artillery Ammunition
TM E9-369A German 88-mm Antiaircraft Gun Materiel
덧글
근데 왠지 VVSS달아서 가속과 선회력은 사망일듯 하네요.
셔먼은 보면 볼수록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알딸딸 함이 묻어나는...
(그런것이 셔먼의 매력이라고 생각하지만...)
Ps : 키스님 셔먼은 녹슬었음둥...녹좀 제거라시라능...!!!!
제가 생각하는 셔먼의 매력은 수 많은 바리에이션입니다. 응?!
PS: WD-40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뮝?!
저질체력이라 짬나면 월오탱보다 잠이 더 땡깁니다. OTL
....
베이스가 셔먼A3 바디인건 맞구만요... =ㅁ= ....
이런 놈도 만들어졌구나...
이것도 M36 이라 칭하는건 좀 반칙같은데
뭐 지들이 그렇게 이름붙여 쓴걸 50년 지난 지금 뭐라 할 수 도 없고.. ㅋㅋㅋ
PS: M36도 셔시(쉽게 차체하부+구동부+엔진)는 M4A3(VVSS)랑 같아요.
단 VVSS단체로 퍼싱포탑을 올렸다면 높은접지압 때문에 고생 좀 했을겁니다.
그런데 바꾸고 나니 he 탄이 화력이 망했어요!!!
결론은 나와봐야 압니다. 응?!
예전에 해외 애호가들이 그린 90mm 포 탑재 셔먼 일러스트의 모티브를 제공한 게 바로 저런 차량이었던 거군요?
그런데 미 육군의 저런 난맥상을 보면 참 흥미롭더군요. 북아프리카에서 티이거에게 괴멸적인 피해를 입은 건 마찬가지인데도
영국은 수상까지 직접 비행기를 타고 와서 노획한 티이거를 직접 살피는 등 대항책을 마련하기 위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티이거의 첫 출현에 적잖이 놀란 소련도 그걸 때려잡기 위해 비슷한 체급의 야수들을 뽑아드는데 비해 미 육군은 좀 소극적인
측면을 보였으니 말입니다.
웹에 돌아다니는 90mm포 탑재 셔먼 일러리스트 대부분은 제가 참고한 자료인 Sherman a history of the American Medium Tank; R.P Hunnicutt; Presidio Press 에 실린 것이거나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41년에야 병기개발국 내에 전차에 대한 독자 연구 부서가 만들어진 미육군에게 이러한 난맥상은 통과의례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멍멍이로 치부되는 맥네어 중장도 북아프리카 파견 중에 부상을 입고 퍼플하트를 받은지라, GAF나 병기개발국 장교들을 전선에 파견해서 독일군의 무기에 대한 대항책 찾는 노력을 게을리했다고 보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걸 진작에 봤다면 2차대전물을 첫 작품으로 내놓았을지도 모르는데...
75mm 장포신 단 이스라엘 M-51 생각나네요.
정작 그 75mm포는 판터 주포의 카피판....ㅜㅜ
저도 셔먼이 화력만 좀 강했다면 어땠을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M-51은 상위라고 생각된 T-55를 격파한 기록도 있었다니까요.
'포탑링 규격은 같으니까 아예 차기 중전차 포탑을 올려버리면 되겠네'라는 생각인지라, 비슷한 생각으로 나온게 M36B1, 90mm GMC M18(잭슨포탑장비 헬켓)이고요.
M50도 구할 수 있는 물건 중에 괜찮은 CN 75-50 포를 M3 75mm용 포탑 뜯어발겨서 업건해보자의 연장선에 놓여있고, M51은 T23포탑에다 105mm F1을 구겨넣어보자(포신을 잘라서라도)인지라... 업건이라는 점은 같지만 중간 발상은 완전히 다르다고 봐야겠죠.(물론 현실적인 문제도 있고요.)
저때만 해도 전차로 전차를 잡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군요
전차로 전차를 잡는다라는 생각을 안 한 것이라기 보단 "기갑애들 90mm 주면 또 재병합동 다 무시하고 카세린 고개에서처럼 닥돌할거잖아!!!" 라고 갈구는 것에 가까워서요.(:::)